
UFC가 ESPN과 맺은 7년간 약 2조 1,750억 원 규모의 방송 계약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또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다. 새로운 파트너 후보들이 눈치를 살피는 가운데 UFC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다. 늘 협상에서 직설적인 화법을 선호하는 화이트는 UFC의 미래 청사진과 그 여정을 함께할 이상적인 파트너에 대한 힌트를 던지고 있다. 최근 UFC 313과 UFC 304 대회에서 발생한 기술적 문제로 ESPN과의 막판 여정은 약간 삐걱거렸지만 화이트는 ESPN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아끼지 않았다. 화이트는 UFC 314 대회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난 ESPN이 좋아.
여러 번 말했지만 처음엔 좀 삐걱거렸고
모든 관계에서 그런 건 당연한 일이야.
하지만 지금은 ESPN과
정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재계약을 하든 안 하든
ESPN에서 보낸 시간에 대해선
좋은 말 밖에 없어.
2018년 FOX와 결별한 후 ESPN으로 옮긴 UFC는 전 세계적인 정체성과 안정적인 일정 그리고 팬들을 위한 중심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UFC는 그때보다 훨씬 더 커졌고 업계에서는 향후 연간 약 1조 4,500억 원 규모의 새 계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화이트는 특히 전통적인 페이퍼뷰 모델을 폐기하고 스트리밍에 익숙한 신세대 팬층에 맞춘 방식으로의 전환 가능성도 암시했다. 화이트는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덧붙였다.
계약 협상 창구가 열리면
당연히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게 될 거고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 보게 될 거야.
매번 그랬잖아.
언젠가는 우리도 다른 스포츠처럼
여러 플랫폼에서 방송될 수도 있어.
즉 데이나 화이트는 큰 그림을 이미 그리고 있으며 그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최근 스테파니 맥맨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왓츠 유어 스토리?’에 출연해 자신의 구상을 언급했다. UFC CEO로서 화이트는 스포츠 미디어의 판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특히 넷플릭스가 WWE와 체결한 약 7조 2,500억 원 규모의 ‘RAW’ 생중계 계약은 UFC에도 적용 가능한 선례가 될 수 있다. 맥맨이
WWE가 넷플릭스랑 계약한 거
진짜 멋진 일이야.
미국 내에선 레슬매니아 같은
프리미엄 이벤트가 피콕으로 나가지만
전 세계에선 넷플릭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방송되거든.
이라고 말하자, 화이트는 주저 없이 이렇게 말했다.
이게 바로 내가 꿈꾸던 UFC야.
우리가 경기를 열면
전 세계 사람들이 같은 시간,
같은 채널로 보는 그런 그림 말이야.
이 발언이 나온 시점도 매우 중요하다. UFC와 ESPN의 독점 재계약 협상 기간은 4월 15일자로 종료됐다. 이제 UFC는 외부 방송사들과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 그리고 화이트는,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파트너가 누구인지 이미 암시한 셈이다. 화이트는 ESPN을 떠나더라도 그건 아무런 계획 없이 이루어지는 일은 아닐 거라고 못 박았다. 넷플릭스와 손을 잡는다면 UFC는 2억 6천만 명이 넘는 전 세계 가입자를 만날 수 있게 된다. 이는 ESPN의 도달 범위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게다가 WWE와의 교차 홍보 등 새로운 시너지 창출 기회도 많다.
만약 UFC가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처럼 스트리밍 위주의 플랫폼에 적응하게 된다면 팬들과 경기 사이의 장벽이 한층 낮아질 수도 있다. 가격 정책, 콘텐츠 구성, 대회 개최 빈도 등 여러 변화가 있을 수도 있지만, 화이트가 보여주는 개방적 태도는 전통적인 스포츠 산업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특징이다. 또한 넷플릭스는 이미 UFC와 인연이 없지 않다. 다큐멘터리 ‘코너 맥그리거: 노토리어스’와 ‘맥그리거 포에버’는 큰 인기를 끌며 UFC 브랜드를 옥타곤 밖에서도 알리는 데 성공했다. 화이트는 아마도 이처럼 스크립트형 및 논픽션 콘텐츠가 UFC의 영향력을 훨씬 넓힐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누가 UFC의 다음 방송 파트너가 되든 그 여파는 MMA 팬들의 콘텐츠 소비 방식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단순한 방송 권리 문제를 넘어, 화이트는 스포츠 중계 시장의 전통적인 구조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지금 모든 사람들이
같은 판에서 싸우고 있어.
각자 자기네 드라마, 영화, 스포츠
뭐든 방송권을 따내려고 혈투 중이지.
그래서 화이트는 새로운 방식을 원하고 있다. 그는 현재 UFC 산하 논란 많은 슬랩파이팅 리그 ‘파워슬랩’을 통해 실험을 진행 중이다. 그는 맥맨에게 이렇게 말했다.
파워슬랩에서는 내가 뭘 어떻게 할지
실험해보고 있어.
난 내가 원하는 걸
내가 원할 때 하고 싶어.
방법만 찾으면 돼.
꼭 전통적인 방식일 필요는 없거든.
그래서 블록체인 회사인
V체인스랑 계약했어.
지금은 권리 계약도 있고
유튜브로 올릴 거야.
이는 UFC가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WWE는 케이블 TV 시대를 대표하던 ‘RAW’를 과감하게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옮겼고 그 결과는 성공이었다. 넷플릭스가 WWE의 저력을 세계로 확장시켰듯, 실시간 경기 중심의 UFC에겐 그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줄 수도 있다.
화이트의 이 같은 발언들은 기존 스포츠 경영자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허세 없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평가하며 미래에 대한 포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중심의 미디어 환경으로 급속히 기울어가는 지금, 변화에 유연한 UFC의 태도야말로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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