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IDE의 아이콘이자 MMA의 전설 미르코 크로캅이 크로아티아 매체 ‘Gol.hr’과의 인터뷰에서 2000년대 초 브라질 파이터 파브리시오 베우둠과 함께 생활하며 훈련했던 시절을 회상했다. 크로캅은 한 번의 뼈아픈 패배 이후 주짓수 실력 향상을 위해 노력했던 과정을 전하며 그 과정에서 베우둠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강조했다.
파브리시오 베우둠이
날 서브미션으로 이긴 게
과장이 아니라
진짜 500~600번은 됐을 거야.
2004년에 크로아티아에 와서
나랑 같이 2년 반 정도 살았는데
훈련 때마다 날 박살냈지.
내가 30초만 버텨도
그날은 내가 이긴 거라고
농담했을 정도야.
진짜 주짓수 안에서는 마스터야.
시간이 지나면서
그 30초가 1분, 2분으로 늘어나긴
했지만 말이야.
크로캅이 언급한 이 에피소드는 2003년 'PRIDE 파이널 컨플릭트' 대회 당시 호드리고 노게이라라에게 암바로 패했던 경기와 맞물린다. 당시 크로캅은 킥복싱과 K-1 출신답게 정확한 왼발 하이킥과 KO 능력으로 공포의 존재였지만 그라운드 기술은 약점으로 지적받던 시기였다. 미노타우로 노게이라와의 패배는 그런 약점을 그대로 드러낸 경기였고 크로캅은 기술적인 보완을 위해 주짓수를 본격적으로 배워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그때 등장한 인물이 바로 파브리시오 베우둠이었다. 이미 그래플링 계에서는 잘 알려진 선수였고 주짓수에서도 굵직한 타이틀들을 차지한 실력자였던 베우둠은 크로캅의 제안을 받아들여 크로아티아에서 함께 훈련하게 된다. 이 둘의 파트너십은 약 2년 반 동안 이어졌고 함께 살며 매일같이 훈련하는 일상이었다고 한다.
이후 베우둠은 MMA 역사상 최고의 헤비급 파이터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주짓수 세계 챔피언, ADCC 챔피언 출신인 그는 커리어 동안 페도르 에멜리야넨코, 케인 벨라스케즈, 알리스타 오브레임 같은 강자들을 꺾었다. 특히 2015년엔 멕시코에서 케인 벨라스케즈를 서브미션으로 이기며 UFC 챔피언에 등극, 완성도 높은 기술과 끈기로 정상에 올랐다.
크로캅 역시 MMA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반더레이 실바, 조쉬 바넷, 케빈 랜들맨 등 레전드들을 꺾었고 2006년엔 PRIDE 헤비급 그랑프리를 우승했다. 이후 UFC, K-1, Rizin 등 다양한 무대에서도 활약하며 오랜 시간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처럼 전성기에 있던 크로캅조차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은 엘리트 선수들의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런 노력의 뒤에는 파브리시오 베우둠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스포츠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간 이들이 있었다 심지어 500번, 600번이나 서브미션으로 이겼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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